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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딘가쓴글

[소식지기고]흔들리지 않을 진보정당의 기반을 만들어나가는 것이 최우선 과제



지난 17대 대통령 선거 당시 우리 당의 득표 목표는 300만 표였다. 그러나 우리는 100만 표도 채 얻지 못하는 안타까운 결과 앞에 쓰라린 가슴을 달래야 했다. 당시 선거를 평가하는 자리에서 한 학생동지가 제기했던 평가가 기억에 남는다. "다분히 주관적인 목표였다."는 평가. 우리들의 전략적 지지층을 꾸준히 조직할 수 있는 사업과 실천이 결여된 조건에서 제기된 다분히 선언적 목표였다는 것이다.

진보정당의 전략적 지지층이라 하면 누구이겠는가? 비정규직 1000만 시대에 상시적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노동자들, 자본의 횡포와 노동시장에서 조차 배제되어 파산의 길을 걷고 있는 수많은 영세자영업자들, 살인적인 대학등록금과 청년실업이라는 헤어 나오기 힘든 늪에 빠져 허우적대는 청년학생들, 그리고 이미 죽음의 행렬이 계속되고 있는 이 땅의 농민 등이 핵심이라 할 수 있겠다.

정책당대회를 전후하여 우리 민주노동당의 앞날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더욱이 이명박 정권의 각종 반민주, 반서민, 반통일 정책들에 맞서 연대연합을 실현, 강화하기 위한 움직임들이 전국적으로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작금의 이러한 흐름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것이고, 진보진영은 꾸준한 논의와 실천을 통해 대중적 지반을 넓히고 연대를 심화 발전시켜야 한다. 그러나 그것이 진보정당에게 있어 모든 것은 아니다.

물론 진보진영에게 지난 광우병 촛불시위나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국면은 참 많은 것을 일깨워 주었다. 우리들의 소통구조, 조직문화, 집회방식 등 많은 부분에서 대중들의 자발적이고 새로운 흐름의 역동적 진출 앞에 때론 무기력함으로 다가오기도 하고, 놀라움과 새로움으로 모든 것이 가득했다. 그러나 우리가 돌아보아야 할 것이 또 있다. 지난 광우병 촛불시위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국면에서 거리를 주도했던 것은 대도시의 중고생들, 대도시 30-40대 중간층, 지식인, 주부 등이었다. 현재 민주주의 수호 전선에서 가장 첨예한 각을 세우고 있는 층도 바로 대도시 지식인, 중간층이다. 비정규직 노동자, 영세 자영업자, 청년학생 등은 상대적으로 침체되어 있다. 그것은 97년 IMF당시와는 달리 현재의 경제적 위기가 중하층 서민들, 즉 아래부터 붕괴되고 있음으로 인해 절박한 생계의 위혐 앞에 그들의 삶이 극도로 위축되어 있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 진보정당이 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전선에 뛰어들어 자신의 진정성을 다하고, 헌신하는 것에 대해 일말의 이견도 없다. 그러나 이와 함께 만들어 져야 할 우리의 전략적 지지층에 대한 고민과 실천이 부재하다면 그것은 문제가 다르다. 그러하기에 우리가 집중해야 할 정치적 지반이 어디인지 냉정한 판단과 그를 실천에 옮길 대책이 시급히 필요하다. 대중을 조직하는 것, 그것도 자신들의 절박한 생계 위협 앞에 스스로 스펙 쌓기에 몰두하는 대중에게 희망을 보여주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더욱이 그것은 선언적 구호, 관성적 집회로서가 아니라 구체적이고 실물적인 희망을 보여줄 때만이 가능하며 장기적인 계획과 꾸준하고 고된 발품과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의 집권 전략은 다른 거창한 것이 아니다. 에돌아갈 수 없는 그 외길을 한 발짝 한 발짝 내딛는 것이 바로 집권을 향한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