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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스주의 역사강의


한형식 그린비


막막한 앞길을 밝히기 위해 고전들을 다시 보자는 결심을 한지 얼마되지 않아, 인터넷 모언론을 통해 이 책 '맑스주의 역사강의'를 접하게 되었다. 사실 제목에서 풍기는 무게감과 기존 맑스주의 텍스트들의 버거움 때문에 솔직히 조금 겁을 먹었던 것도 사실이다. 뭐랄까, 다 이해할 수 있을까에서부터 이런 류의 책을 보자면 시간이 만만치 않다는 것을 알기에 오는 두려움. 그런데 첫 페이지를 열고 서문을 읽으면서 부터 그 두려움은 이내 기대로 바뀌었고, 순식간에 이 책을 다 읽을 수 있었을 만큼, 이해가 쉽고 흡입력이 있었다.

저자는 친절하게도 혼돈된 몇 가지 개념들에 대하여 정리를 해주며 방대한 역사의 서술을 시작한다. 마르크스와 엥겔스 이전의 공상적 사회주의자들에서부터 마르크스와 엥겔스 사후 그들의 업적을 계승하고자 했던 수많은 사상가들의 역사. 서구 발달된 자본주의 사회에서 수정된 사상과 이에 맞선 투쟁들과 아시아에서의 민족해방 운동들. 그리고 현재에서 마르크스를 재해석하려는 여러 경향들 까지. 마치 한권의 세계사 책을 보는 것처럼 당시의 역사와 맞물려 진행되던 논쟁들을 소개하고, 어떤 사상과 경향이 나오는데 있어 시대적 맥략에서 이것을 이해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다. 

마르크스의 사상과 실천에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번 쯤은 들었을 인물들, 프루동, 카우츠키, 베른슈타인, 로자에서 루카치, 프랑크푸르트 학파, 알튀세르 까지. 이 책은 그 방대한 역사속의 맑스 주의 논쟁들을 소개한다. 마치 한권의 종합 참고서 처럼말이다. 

이 책을 본다고 당시 논쟁을 모두 이해하거나, 그 논쟁들의 본질과 의미, 혹은 당시 인물들의 사상을 모두 깨달을 수 있다고 얘기할 수는 물론 없을 것이다. 그러나 앞서 밝혔듯 고전들을 읽으면서 이 책에 기술되어 있는 역사적 맥락과 함께 이해한다면 더도 없이 좋은 공부가 될 거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자체로도 많은 도움을 주었지만, 하나의 동기로서 다른 학습을 고무하고 도와주는 좋은 길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