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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공산당 선언

강유원 / 뿌리와이파리


요즘 무척 고전이 땡긴다. 어쩌면 앞길에 대한 조금은 막막함을 해소하려는 시도일까. 과거의 책들을 들춰내려는 시도를 난 지금 서슴지 않고 있다. 물론 누군가는 새로운 시대에 맞는 새로운 의제들이 담긴 책들을 읽어야 한다고도 한다. 물론 그도 맞는 말이다. 그래서 병행해서 이러한 노력들을 하려고 계획하고 있다. 아마 기초체력을 좀 축적하기 위해서라고 생각해주면 좋겠다.

그리고 얼마전 내 서재를 보니 사회과학 관련 서적들만 잔뜩 꽂혀 있는 것을 보면서, 이런 편향적 인간이 되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도 했다. 뭐 이성과 감성이 분리되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많이 감성적인 타입인 나로서는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그런 책들만을 고르고 있지 않나 생각도 들었다. 즉, 어떤 콤플렉스 이기도 하고 쉽기 말하면 하나의 정신병처럼. 그러면서 에세이나 소설, 혹은 문학 작품들도 좀 사서 읽어야 겠다는 결심을 했다. 그리고 책을 주문했는데, 역시 또 난 '맑스주의 역사강의'와 민경우 선배가 쓴  새 책 등을 샀다. 이런.......

하여튼 나의 고전 다시 읽기(횟수로는 물론 다시 읽기다만 좀 제대로 읽기)의 시작은 '역시' 공산당 선언이다. 위의 책은 공산당 선언 자체가 아니라 입문서로서 공산당 선언에 대한 현대적인 해석을 알기 쉽게 해 놓은 책이다. 그래서 집에 있던 공산당 선언과 함께 쭉 훑었다. 아마 대학교 1학년 때인가 이 글을 처음 읽으면서 독해는 커녕, 텍스트를 읽어 내려가는 것 조차 쉽지 않았던 것에 비하면 이번에는 양반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 당연하게도 1848년에 마르크스가 가진 자본주의 사회에 대한 통찰력이 대단하게 느껴졌다. 철학과 경제학 그리고 정치를 분리하지 않고 하나의 흐름으로한 일관된 서술. 비록 이 책의 특성상(선언이라는) 자세히 서술되지는 않았지만, 자본주의의 탄생과정과 그 축적과정, 그리고 지금 사회가 어떻게 구성되어 왔는지. 우리가 살아가는 지금의 현실이 어떠한 역사적 맥락에서 이해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들.

아무튼 지금의 자본주의 시대가 겪고 있는 전 지구적 위기는 이미 19세기 마르크스에 의해 예견되어 있었다. 그리고 지금에서 마르크스에 대한 열풍이 다시 불어오고 있다. 이는 그가 가진 자본주의 사회에 대한 깊은 통찰이 있었기 때문일거다. 그러면서도 항상 아쉬웠던 것처럼 이 불합리한 사회를 끝장내기 위한 방도에 대해 왜 더 자세히 얘기해 주지 않는건지 또 한번 투정을 부리게 된다.

마르크스가 이 팜플렛을 썼을 때가 나이가 29세. 내 나이 34세. 도대체 예전의 위대한 사상가들이나 이런 사람들은 왜 이렇게 사람을 비참하게 만드는 걸까? 두번째 투정이다. 물론 책의 내용과는 상관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