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는이야기.

무너지는 고물 생태계




오늘 아침 신문, 폐지와 고물을 수거하는 사람들의 어려움이 눈에 띈다. 경기침체로 인해 제지와 철강공장의 생산이 줄면서 폐지를 비롯한 각종 고물의 수요가 절반이하로 떨어졌다. 그러다 보니 자연히 가격도 뚝 떨어졌다. 적었던 수입이 예전에 비해 그나마도 반토막이 되었단다.

나의 출근 길, 사무실 근처 골목을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광경이 바로 리어카나 손수레를 끌고 가는 노인의 모습이다. 그 리어카와 손수레 안에는 신문이나 각종 폐지가 수북히 쌓여 있음은 물론이다. 사무실에서 업무를 보고 있자면 폐지나 고물이 없냐고 하루에도 3-4명의 노인들이 들락날락 한다.

편견일 수 있으나, 그 노인들의 절박함이 묻어있는 표정과 말투, 나이와는 반비례한 공손함에 사무실에 앉아 있는 내 자신이 너무 거만해 보이고, 마치 무슨 죄를 지은 것 처럼 얼굴이 화끈거리기도 한다. 때론 얼굴에 주름이 자글자글 진 할머니의 모습에 마음 한켠이 짠해지는 것도 사실이다. 보기에도 무거워 보이는 폐지와 박스등을 한 가득 싣고 차들이 달리는 골목길을 곡예하듯 내려가시는 할머니의 모습.......

경기침체로 그나마의 생계를 이어나가는 것도 어려워지고 있다고 하니, 이 추운 겨울 그 노인들이 느끼는 절망이 얼마나 클까. 앞으로 우리사회의 노인들의 복지 문제가 큰 사회적 문제로 대두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지금도 곳곳에 겨우 생계를 이어나가며 소외된 취약계층의 노인이 많다. 이들을 위한 사회적 제도의 뒷받침이 시급함을 또 한번 느끼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