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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따듯함과 섬뜻함의 사이

[포근함과 섬뜻함 사이의 어정쩡한 나의 모습]


오늘 아침 일어나 보니 눈이 미친 듯이 내리고 있더군요. 비가 미치듯이 오는 건 모르겠지만, 눈이 미치듯이 내리는 건 참을 수 있지요. 한편으로는 마음이 포근해지고 따듯해지기도 합니다. 아직도 나에겐 소년같은 감수성이 남아 있나 봅니다. ㅎㅎ

그런데 한편으로는 무서운 생각이 들더군요. 근래에 내린 눈 중에 가장 많은 양의 눈이고, 이렇게 많은 눈이 하염없이 쏟아지는 것을 보면 드디어 자연이 인간에게 복수를 시작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언제부턴가 자연의 변화 생태계의 변화 문제를 내 관심사 중 단연 으뜸으로 올려 놓고 살고 있는데, 그러다보니 이상 기후로 인한 자그마한 변화에도 민감해 지는 요즘입니다.

물론 저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조금은 과장되게 반응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지구와 우리 생태계는 더이상 순환할 수 없을 정도로 망가져 있는 것이 사실이고, 이 문제가 곧 태풍의 눈이 되어 인류 생존이 걸린 과제로 자리매김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전에도 늘 말했듯이, 전 민족이나 계급의 문제보다 환경과 생태의 문제가 조만간 우리의 생존을 좌우하는데 더 근본적인 문제가 될거라 생각합니다. 이는 무슨 개량주의나 이런 것이 아니라 현실의 문제로 이미 마주해 있는 문제입니다.

그렇다고 그 문제가 계급과 민족의 문제와 대채되지는 않습니다. 생태계의 파괴로 인한 문제로 가장 심각한 타격을 입는 자들도 역시 가난한 사람들이니까요. 지난번 카트리나가 왔던 뉴올리언즈 지방을 떠올리면 될 듯 합니다.

저는 지구 생태계의 문제가 해결되려면, 자본주의가 종식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윤을 위한 무분별한 생산, 그리고 무분별한 소비가 바로 지구 생태계 파괴의 주범이 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녹색은 적색이다라는 말에 공감을 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이런 문제에 둔감하지 않고,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리라 생각합니다. 특히 진보적이라고 얘기하는 제 주변 사람들이 이런 문제에 크게 관심을 두지 않는다는 것이 전 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따라서 지금 가장 필요한 급진적인 운동은 바로 환경운동이며, 선도투가 필요한 곳도 바로 이 분야가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아울러 진보세력이 이 문제에 참착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겠습니다.

따듯한 눈이 내린 포근한 날........ 지구에 대한 걱정이 앞서 섬뜻한 상상을 하며 내리 쓴 다중이의 일기였습니다.